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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정신병적 개 꿈! 본문
정신병적 개 꿈!
밤샌 날이다./
나의 친우가 찾아 온날은/
솔향기 풍기는 녹색 레벨의 런던 드라이-진으로 서로를 축였다./
친우가 돌아 간 뒤 새벽 2시 반! 돌연 어 떤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꼈다. /
머릿속을 휘도는 그 공포는 전혀 우발적인 것이었다./
그 방은 정사면체였고 커튼 없는 들창문만 북쪽에서 사정없이 덜컹이고 있었다./
방문은 아예없었다.천장엔 사각형의 대각선을 그어놓은 중심점에
흰 갓을 씌어 놓은 전등이 하나 달려 있었다/.
하지만 스위치는 어디에고 없다. 벽지는 그저 보통 무늬 없는 회색 계통이었다./
밤인데도 전등은 켜져있질 않고, 달빛도 없는데 방은 훤하다./
불쑥 그 북쪽으로 난 창문 옆으로 50센티 가량 떨어진 곳의 벽과 천장에
기역자로 구부러진 뼈 만 남은 팔과 손이 겹쳐진채 건들거리며 벽과 천장의
모서리를 축으로 왕복하고 있는게 의식되었다./
그 때까지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잠시 후 그 손에 비친 조명이
나를 경악케 했다. 아주 선명하게 대조적으로...
손 뼈는 희고 팔뚝의 뼈가 까맣게 보이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공포를 일으키게 한 결정적인 의식이 있다./
그건 내가 그 방에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미 그건 현실을 초월한 무의식의 세계와 같았지만, 분명 난
방 한가운데 꼿꼿히 서서 그 대조적인 뼈들이 왕복하고 있는 무의식의
현실 속에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내가 전혀 기억에 없다./
단지 지금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건 훤한 사면체의 방과, 흰 갓을 씌운
전등과, 평범한 벽 색깔과, 그 뼈들의 왕복운동뿐이다./
다음 날 남수군은 꿈을 주절주절 읊고 있는 내 얘기에 별 흥미를 못 느낀다./
개 꿈인가 보다./
7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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