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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글을 쓴다는 것 본문
글을 쓴다는 것
퇴근길 차 안에서 보던 작은 월간지에서, 순발력으로 지어 낸 시 한 편을 보게 되었다. 시인이 작업실에서 시를 구상하고 있던 중, 골목을 지나는 계란장수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지은 시인데, 참으로 짧은 순간의 느낌을 시로 연관 짓는 시인의 시각이 놀랍다. 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됨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요즘 "중사모" 카페지기의 사진 찍는 솜씨가 날로 향상되고 있다. 매우 능동적이며 열성적으로 자기 생활을 꾸려 나갈 줄 아는 멋진 분이다."차이나타운 사진전" 준비로 동분서주하며 회원들과 만남을 갖는 게 부족해 홀로 피사체를 찾아 헤매는 정열에다 각종 자료를 업-로드하는 면면이 날로 세련돼 가고 내용이 충실해지니 탄복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회사일은 언제 하시냐 물어보았더니 , 도와주시는 분이 있어서 괜찮다고 한다. 시간에 대한 여유를 알차게 활용할 줄 아는 지혜와 열정이 부러울 뿐이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매일매일 생산되어 나오는 블로거들 중에는 글 쓰는 솜씨가 작가들 뺨치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나름대로의 역량으로 자신들의 블로그를 꾸려 나가는 분들의 공들인 흔적들이 그 내용에 녹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통하기로 인사를 하고 있는 "시 물라 숑"이라는 블로거는 자신이 처한 삶과 환경에 대한 대단한 통찰력을 사진으로 당당하게 블로그에 토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자신의 취미와 직업 그리고 가족관계를 글로 표현하는 방식에서 그만의 따뜻한 애정 표현 방법이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존경하는 "고향사람" 님은 언론사 생활을 하신 전문 사진작가 다운 품위가 블로그 곳곳에 배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역시 전문가는 아마추어들이 보고 배워야 할 무게와 역량을 지니고 있음을 여실히 깨닫게 한다. 다음 블로거의 "토토" 여사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여성으로서 시각과, 가족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생활의 모든 부분에 대한 문제점과 해법 등을 유려한 문체로 제시하면서, 감각적으로 시각적인 효과를 넣어주는 센스가 살아 퍼덕이는 그 분만의 색깔에 수많은 블로거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봉사활동을 하는 한 비야 씨는 자신의 글 쓰는 방법에 대하여 이렇게 밝히고 있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은 책을 읽고, 많이 써 보고 , 보고 들은 느낌을 잘 기록하여 활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쓴 글을 말로 해보면 호불호를 파악하기 쉽고 , 머리글의 시인과 같이 세밀한 관찰력도 필요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마무리 단계에서의 퇴고를 잘해야 한다고 정의한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의 가르침도 대체적으로 한 비야 씨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내 젊음의 한 귀퉁이를 떼어 도서관 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책 읽기에 몰두한 시절이 있었다. 많은 책과 뒹굴며 작가들의 사상과 이념들에 대한 사고의 틀을 확고히 다져 놓은 듯하였으나, 수 십 년 이전투구의 세월을 보내며, 가을 광속에 쟁여 둔 곡식을 한 톨씩 꺼내 먹는 다분히 소모적인 삶을 지낸 덕에, 청년기에 쌓아 놓았던 소중한 생각과 그 빛나는 젊음의 욕구와 소양들이 하나 둘 스러지고 소진되어 남은 것 하나 없이 텅 비었다. 글을 쓰는 요즘에 와서 고갈된 젊음의 기억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깨닫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자기표현을 위한 공간이 활성화되면서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나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이태 전부터는 잡문 일지라도 계속 끄적이다 보니 조금씩 글 쓰는 방법에 대하여 눈을 뜨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오는 책임감의 무게가 만만찮음을 느껴가고 있다.
글에는 재미를 추구하는 글도 있고 교육과 정보와 지식을 습득케 하는 글도 있으며, 그리고 시와 같이 감성을 자극하거나, 마음의 양식을 얻게 해 주는 글 등 수많은 부류의 글을 볼 수 있다. 글에는 글쓴이의 주장과 품격과 학식이 배어 있다. 어떤 목적이건 자신의 글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수양이 필요하고, 지금의 내게 아주 필요한 부분이다.
잡문이지만 블로그에 올려놓은 내 글을 보시는 분 들이 있기 때문에 아주 조심스럽다. 요컨대 자기만의 세상에서는 자유로이 즐겨도 별 문제없지만, 세상과 공유하고자 하는 글을 쓰고자 하려면, 몇 가지 필요한 부분들이 있다. 도덕적 책임을 지기 위한 부단한 자기 수련을 쌓고, 마르지 않는 지식의 샘을 위한 끊임없는 독서와 습작을 하면서,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과 새로운 시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여행을 즐기며, 사물의 변화를 쉽게 놓치지 않는 세심한 관찰력으로 든든한 공력을 쌓아야 할 것이다.
그 공력을 바탕으로 글쓰기를 즐기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자기만의 글을 게발 하다 보면 좋은 글을 쓰게 되고 좋은 글은 주위 사람들에게 마음의 건강과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니 결국 글쓰기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심신의 건강까지 챙기며, 잘 만하면 경제적 도움까지 받을 수 있는 일석 삼조의 아주 좋은 취미생활이 될 것이다.
2009.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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