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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화혈색소6.7#녹내장주의#아마릴정1일투여량1알줄임#자월보신탕24년3월폐업
- new trot. male vocal. 60bpm. piano. cello. orchestra. lyrical. langu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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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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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신포동의 경양식집들 본문
신포동의 경양식집들
청춘! 젊음! 사랑!
아름답고 두근거리며 감미로운 그러면서도 활기찬 단어임에 틀림없다. 이런 단어들을 떠 올리다 보면 그 옛날 어느 한 곳! 한 자리가 아련히 떠오를 때가 있다. 5.6십 년대에 “잘살아 보세”라는 노래를 들으며 젊은 시절을 보낸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 느끼며 향유하던 자리들과, 비교적 나은 경제적 안정기를 구가하던 시절의 우리 세대들과,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며 엄청난 사회적인 변화의 패러다임을 온몸으로 받고 살아가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추억에는 사뭇 많은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본다.
삶 자체가 팍팍하던 아버지 세대에서의 젊음을 보내던 장소들은 기차 여행하며 오롯이 사랑의 감정을 느꼈던 곳이나,, 극장과 다방 그리고 유원지 공원등 지를 꼽을 수 있겠고, 우리 세대들이 떠 올릴 수 있는 곳이라면, 한 여름 텐트를 치고 놀던 해변이나 계곡 등지에서의 추억을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며, 음악감상실, 나이트클럽, 고고장, 빵집과 극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요즘 젊은이들의 생각은 잘 모르겠으나, 해외여행지나 펜션과 콘도에서 지내본 애틋한 마음들을 가슴에 품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역시 이들에게는 P.C방과 클럽과 영화관 정도는 빼놓을 수 없는 만남들의 장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겠다는 내 나름대로의 주관적인 판단을 해 본다.
인천에 자리 잡은 지 30여 년이 지난 나의 젊은 시절은 직장이 자리한 신포동에서 시작되고 신포동에서 소진되었다. 내게 있어 추억의 자리를 꼽으라면 신포동이라 감히 단언할 수 있을 정도이다. 앞에서 예를 들어 본 여러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장소 중에는 술집과 밥집이 빠져 있다. 오늘은 밥집 중에서도 이제 신포동에서 여러 사람들의 추억을 간직하게 만들었던 경양식집에 대하여 얘기해 보고자 한다.
지금 신포동과 인근에 남아있는 경양식집 들은 “인천우체국“앞의 ”등대 경양식“과 소공연장 옆에 있는 ”씨-사이드 본점“ 그리고 동인천역 앞쪽의 ”잉글랜드“와 신흥동의 ”국제경양식“정도이다.
”국제경양식“은 미군부대에서 주방장을 지낸 아저씨의 30여 년 정성이 깃든 맛난 스테이크와 갓 구운 따뜻한 빵 맛이 좋아 자주 들리던 곳이다. 이곳의 분위기는 여늬 경양식집과는 달리 매우 소박하지만 어딘지 모를 품격이 느껴지며, 고객들의 연령대가 높고 거의 단골손님들이 찾는다는 특징이 있다.
”등대 경양식”은 주인아주머니의 뛰어난 미모와 이국적인 실내 분위기가 한몫을 하여 그 독특한 분위기를 즐기면서 내 입맛에 잘 맞는 걸쭉한 야채수프의 매력에 빠져 자주 들렀던 집이다.
“씨-사이드”는 2호점이 경동 사거리 “신포 문화의 거리”입구에도 있었으나 며칠 전 가 보니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씨-사이드”본점은 정통 경양식집의 자태를 물씬 풍기고 있는 집으로 그리 자주 다니지는 않던 곳이나 지금까지 옛 영화를 되새기며 꾸준히 영업을 하고 있는 모습이 이웃집 누이를 보듯 친근감을 느끼게 해 준다.
“잉글랜드”는 언제 생겼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 집이지만 왕 돈가스가 유명하다 하여 두 어번 가 본 곳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기존 경양식집의 기운을 주고 있어 친근감을 층분히 느낄만한 곳이다.
이 들 외에 내가 기억하고 있으며 나름대로 기억의 편린들을 떨구어 놓아 애틋한 감정들을 숨겨놓았지만 사라져 버린 곳들이 따로 있다. 그중 한 곳은 아내와 첫 키스의 감미로움을 맛보았던 “인현 통닭” 지하에 있던 곳으로 아쉽게도 상호는 기억하질 못하고 있다. 또 한 곳! 80년대 멋진 인테리어를 자랑하며 동인천에 2층으로 새로 개장한 “뿌리 경양식”은 2년여의 불같은 연애를 하던 * 양과 수많은 사연을 간직했던 곳으로 나뿐만 아니라 당시 많은 젊은이들이 즐겨 다니던 곳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내리 교회”입구 옆쪽에 자리 잡았던 “이집트 경양식”은 “투탕카멘”을 부조한 장식과 전체적인 이국적인 느낌을 강조한 곳으로 상당히 넓은 장소를 자랑하던 곳인데 언제인가 사라져 버려 그 벽에 몰래 낙서를 해 두었던 내 글의 일부를 도둑맞은 격이 되어 버렸다..
“내동 ”기업은행“ 앞쪽에 있던 ”유지 경양식“은 좁고 가파른 목제계단이 특징으로 기억된 곳인데 생에 처음으로 선물을 받았던, 여자 친구 ”선희“와 종종 만나던 곳이다. 몇 년을 함께 지내면서도 이성을 못 느낀 친구인데 지금 생각해도 그 정도 미모의 여자 친구를 애인으로 삼지 않은 나 자신을 이해 못 하는 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가장 많이 다니던 곳 중의 하나는 ”애관극장“ 바로 옆의 ”도란도란 경양식“이다. 극장 옆이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도 하였으나 내가 움직이기 가장 편한 동선 가운데 자리 잡은 탓이다.. 이곳은 친구들과 간단한 술자리를 시작하던 곳이어서 더욱 찾는 횟수가 많던 곳이기도 하다.
경양식집들은 그들만의 고유의 실내장식이 있다. 당시로서는 경양식이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표방하느라 입구 계단부터 장식을 하곤 했는데 대부분 잡음을 제거하기 위한 카펫이 주류를 이루었고, 이는 대부분 홀까지 이루어졌다. 또 어울리지 않는 석고상들을 이곳저곳에 장식하는가 하면 하나 같이 천으로 감싸진 실내등이 테이블 머리맡까지 드리워져 은은한 어두움을 조성하고, 폐쇄된 공간을 만들 수 있도록 두툼한 커튼까지 칠 수 있게 마련하여 연인들을 위한 최대의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식사는 대부분 돈-가스를 주문하고 비프커틀릿이나 함박스테이크를 먹는 경우도 있으나, 드물게 안심 스테이크나 T-본 스테이크를 주문할 때가 있다 그런 날은 공연히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앞에 앉은 사람의 눈을 똑바로 보기도 하는 등 자랑스럽게 마초의 본성을 뽐내기도 한다. 이는 용돈이 넉넉지 않은 젊음의 몇 번 안 되는 일탈이며 이런 날은 이어지는 지출이 평시보다 많이 추가되는 관계로 그럴듯한 폼 한 번 잡고는 기나긴 후유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식사 후에는 커피와 음료를 주문받아 서빙을 해 주는데 이 부분에서 경양식집만의 독특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몇몇 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그 시절 유행하던 “커피, 프림, 설탕”세 종류가 담긴 세트형 용기와 뜨거운 물을 담은 은주전자를 내오는 식이다. 취향에 따라 커피와 설탕과 프림의 비율을 묻는 상대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면서, 투박하고 두툼한 찻잔의 뜨거운 기운을 손 끝으로 느끼며 향기 그윽한 커피 한잔에 우아한 식사를 마무리한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니 이는 지금의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그릴에서 맛볼 수 없는 경양식만이 가진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경양식집에서 제공하던 음식들의 상당 부분을 분식집과 일본식 돈가스집들이 차지하고 있어 전국적으로도 경양식 집들이 계속 사라지고 있지만, 옛 명성과 그들만의 특색으로 아직까지 꿋꿋하게 시류를 견디며 살아남은 몇몇만이 그 집만의 음식 맛과 그 집 에서만이 느낄 수 있는 추억을 그리는 이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신포동의 남아 있는 곳 들만이라도 오랜 세월 함께 해온 테이블과 낡은 실내 장식들이 주는 친근함과 주인장들의 정성과 손 맛이 살아 있을 때까지 우리 곁에 늘 함께해 주길 바란다....
2009.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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