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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민영화와 토사구팽 본문

내생각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민영화와 토사구팽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1. 14:50

인천 국제공항공사의 민영화와 토사구팽

2012년 이후 인천 국제공항이 민영화된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독점적 구조의 수많은 공사들의 대다수가 적자에 허덕이는 와중에 기록적인 흑자를 내고 있는 이곳을 민영화한단다. 이해가 안 되는 논리를 앞세운 저들의 궁색함이 공허한데 이미 이곳저곳에서 벌써부터 민영화 이후 몰고 올 감축 바람을 예고하며 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저들은 그 바람의 칼자루를 쥐고 있어 신바람 내며 떠들고 다니는지 모르겠으나, 이미 민영화 방침은 기정 사실화되어 2년 후 몰아칠 감축의 회오리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적이 걱정된다. 어차피 살아남아 봐야 3년 후면 정년이라 그리 큰 심려는 아니다만 그간 살아오며 내 삶은 내 의지대로 재단해 왔던 바 삶의 선택의 주체가 내가 아닌 것이 서운할 따름이다.

하지만 2년 후의 일을 미리 근심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니 한 발짝 물러나 주위를 둘러보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사무실에서 수군거리는 한쪽에서는 자신들이 속해 있는 처지를 모르고 내 편이라 서로 손 잡다가도 금세 할퀴며 돌아서서 이간질을 일삼는 무리들이 보이고, 엘리베이터 한쪽에서는 권력자에게 비굴할 정도로 굽실거리는 생계형 가장들의 슬픈 모습이 보인다. 이런저런 장면들을 보며 새삼스럽게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곰곰 생각하게 되었다.

살아가는 데에는 경제활동에서 만나는 집단과 , 혈연에 의한 가족 집단, 그리고 나머지의 사회적인 고리로 얽힌 연[因緣]에 의해 포함되는 집단이 있다. 우리들은 이 세 집단의 틀 속에서 인생살이의 모든 관계를 꾸려 나간다고 볼 수 있다. 각기의 집단 속을 오가면서 엉키고 부딪치며, 서로 이해관계를 맺고, 이익을 추구한다. 때로는 사랑과 양보와 웃음과 희망을 주고받기도 하면서 아픔과 상처를 보듬어 자신들의 삶을 성취시켜 나간다. 다만 삶의 주관을 직장에 우선시하는 사람이냐, 가정이나 연에 의한 집단을 우선시하는 사람이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모양이 둥근 형태인지 별 모양인지 나타나 표현될 뿐 근본적인 인생이란 큰 틀은 변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각자가 속해 있는 집단과 집단 간의 대립 양상으로 벌어지면 본인들의 의지보다는 집단의 이해에 따라 커다란 사회적인 이슈가 되는데, 이때에는 이미 개인의 관계는 소멸되고 집단의 이해관계에 의한 휩쓸림으로 변질되어 버리고 만다. 계층과 계층 집단 간의 충돌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태국 사태와 같은 국가의 존립에 관한 문제까지 이루어질 수도 있으니 이는 사람들과의 관계의 본질을 확대한 비약적인 사고라 볼 수도 있다.

얼마 전! 세상 사람들을 다섯 손가락에 비유한 아주 재미있는 칼럼을 보았다. 세상에는 새끼손가락만큼의 악질적인 사람이 있고, 약지만큼의 저질스런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고 서술하고, 중지만큼의 평질인 사람과 검지 길이만큼의 고질인 사람이 있으며 엄지만큼의 수준 높은 특질인 사람들과 만나며 부대끼며 산다고 했다. 가만 보면 세상을 살아가며 내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아주 고마운 사람의 수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부분 중지만큼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간혹 검지 부류의 사람들과 자주 어울리며 특질인 엄지와 같은 사람들과는 친밀하고도 깊은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이 보통의 우리네 인생살이인 것이다.

중국인들도 우리와 비슷하지만 관계를 "꽌시"라 하며, 비즈니스나 인간관계에서 "꽌시"가 없으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그 의미를 매우 중요시하게 여기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이렇듯 관계는 일상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세계 최초로 5년 연속 세계 1위 공항이라는 위업을 달성한데 일조하였음을 자랑스럽게 느끼던 많은 근로자들을, 민영화라는 구실로 관계의 울타리 밖으로 쫓아내려 하는 자들의 행태가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토사구팽"에 다름 아니다. 공항의 이곳저곳에서 웅성이며 자신들의 불안한 앞 날들을 점쳐 보는 많은 근로자들의 눈망울들이 애달프다.. 저들의 까맣게 타들어 가는 심장에 언제 불길이 솟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다.

2010 - 05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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