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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그린웨이를 다녀오다 본문

가족이야기

그린웨이를 다녀오다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6. 19:39

그린웨이를 다녀오다

며칠 전에 큰 애가 시흥에 있는 " 물왕저수지"로 라이딩을 다녀왔다. 카메라를 가져갔는데 메모리칩을 빼놓고 가서 차선으로 탭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언질을 주면서 슬그머니 내 컴 에 입력해 놓고서는 요리조리 눈치를 보다

"아빠~ 혹시 블로그에 내 사진 올리셨어요..?
" 아니! 왜..? 네 사진을 아빠가 왜 올리냐..?"
" 아 예~혹시 썼으면 뭐라 썼을까 궁금해서요.. 아님, 말고요... 히히.."

눙치는 아들 녀석의 얼굴에 장난기가 그득하다. 이번에는 두 아들과 큰 아이 친구 상나. 이렇게 셋이 오붓하니 다녀왔단다 얼마 전 아들친구 기훈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이번에는 참석을 못하고, 다른 친구들도 사정이 여의치 못해 셋 이만 다녀왔다는데, 얼마 전 포털사이트에 오른 기사를 내게 보여주면서 시흥시에서 새로 조성한 자전거길 " 그린웨이"를 꼭 한 번 달릴 거라며 포부를 밝히더니 기어코 이번 라이딩의 목적지를 그곳으로 정하고서 "그린웨이" 일주를 했노라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그 표정을 보는 나까지 덩달아 행복의 에너지가 전달되며 흐뭇해진다. 자식의 즐거움이 나의 행복으로 와닿는 부분이다.

집에서 " 선학역 "을 돌아 "소래습지공원"을 통과하고 일부는 임시도로를 사용하고, 나머지는 농로로 조성된 친환경적인 자전거 도로 "그린웨이"를 거쳐 목적지인 "물왕저수지"에 도착하였단다. 돌아오는 길은 온전히 "그린웨이"의 자연스러운 정감을 흠뻑 느끼고 소래포구를 종점으로 달려왔는데, 저수지에 비치는 찰랑이는 은물결을 상상했지만 막상 도착하여 움푹하니 물 빠진 볼썽사나운 저수지의 모습에 마음이 안 좋았더라며 찍은 사진을 보여 주는데 한 눈에도 걱정스러운 모습이었다.

얼마 전 다녀온 "교동 향교" 앞의 연못 역시 바닥을 보이고 있길래 " 비가 와야겠구나! " 생각은 했지만 막상 저수지의 사진을 보자니 현재 우리나라의 가뭄 상태가 심각한 수준에 놓여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고, 말라버린 저수지를 보는 내 마음 역시 좋지 않았다. 나라와 농민을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나라님께서 기우제라도 지내야 할 것 같다.

" 물왕저수지 " 주변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식당의 이름이 그냥 "밥집"이라면서 그 허전함이 신기했는지 사진으로 담아 온 아이의 말대로, 간판에 달랑 밥집이라 씌어 있는 게 특이 하기는 하다. 보리밥을 전문으로 파는 식당인 것 같은데 그날 저녁 두 녀석이 번갈아 방귀를 뿜어 대는 통에 곤욕을 치렀지만 건강한 두 아들의 든든한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에 괜스레 헛기침만 큼 큼 댄다.

큰애의 자전거에 대한 욕심으로 이제 우리 네 식구 모두 자전거를 장만하게 되었다. 덕분에 비만가족이라는 불명예에서 빠져나올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큰애의 건강한 욕심에 일단 박수를 보낸다. 올여름에 자동차를 바꾼다더니 식구들 자전거를 사느라 모아 둔 돈을 다 쓴 모양인데 당분간 자린고비 생활을 하면서 연말이나 내년 초에 자동차를 사겠다는 말을 듣자니 우리 모두 즐거이 페달을 밟아 살을 빼면서 건강을 지켜 나가야 할 의무가 생겼음을 알게 되었다.

" 자! 내일은 일단 월미도로 한 번 달려 볼까..? "
" 아니지.. 아내에게 자전거 타는 법부터 가르쳐야겠구나.!! "
" 저 녀석들하고 함께 라이딩을 할 수는 있을까..?"
" 아무래도 나 혼자 천천히 타야겠지..? "
" 끼워 줘도.. 못 따라갈 것 같은데..? "
" 일단 한 번은 도전해 볼까..? "
" 음.....! "
" 그래! 결정했어..! 일단 가자"

2012. 6.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