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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진짜? 웬일이니~ 정말이야? 헐~ 본문

가족이야기

진짜? 웬일이니~ 정말이야? 헐~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8. 02:11

진짜? 웬일이니~ 정말이야? 헐~

며칠 전 아들내미가 "아빠! 나 오늘 신도림에서 영숙이 만났어."라며 싱글거린다. 녀석의 얼굴에는 "아빠가 설마 알겠어?"라는 의뭉스러움이 그득하다. "신도림엔 네가 왜? 영숙인 또 누군데? 여자 친구 바꿨어? "이히히! 아빠 신도림 영숙이 몰라요?" "아, 이 녀석아 영숙일 아빠가 어떻게 알아~ 옛날 답십리 살던 영숙이라면 몰라도.." "우하하하.."

요즘 "유 투브와 페이스 북에 "신도림 영숙이"라는 동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여성과 대화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동영상 강연인데, 원래 이 강연은 "사랑에 관한 3가지 관점"이라는 주제로 김 지윤이라는 강사가 어느 교회에서 강연한 내용 중 일부를 편집한 동영상으로, 진짜? 웬일이니~정말이야? 헐~~ 이면 여자들과 대화하는데 전혀 무리 없을 거라며, "신도림 영숙이"라는 화제에 남녀 간에 반응하는 차이를 예시하며 여성과의 대화에서는 공감과 경청이 호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하였다. 

여자들은 남자들과는 달리 결론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고 감정적 공감을 중요시한다며 이로 인하여 생기는 갈등이 예상외로 크다는 사실을 짚어 주고, 남녀의 서로 다른 이해의 관점을 인정하고 배려하고 소통한다면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강사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며 서로의 조건을 따지는 결혼 분위기가 완연해지는 상황에 대해 "결혼 후 안정된 생활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하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분위기도 있다면서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가 보다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가 더 중요한 세대가 됐다"라고 비판하면서, 결혼 자체가 행복을 보장하는 게 아니라 부부가 서로를 위하고 배려하느냐에 행복의 크기가 달려 있다"라고 강조하였다.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강의를 하였지만 중년인 내게도 충분히 공감을 주는 이유는, 지난 삼십 년간 살아온 아내와의 대화에서 살가운 면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왕성하게 일을 하던 시절에는 직장에 얽매어 대화다운 대화가 거의 없었고 나이 들어가면서는 퉁명스럽고 마지못하면서 게다가 진지하기까지 한 그런 재미없는 대화가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인데,

진짜? 웬일이니~ 정말이야? 헐~~ 이라는 추임새가 분위기를 충분히 재미있게 이끌어가며 아내를 배려하는 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겠다는 필을 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뒷말을 따라 하는 반복하는 추임새 역시 좋은 대화의 연결 소재가 되리라는 느낌도 받았는데, 문제는 이런 사실을 알아도 실제 대화에 대입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는데 있다. 안다는 것과 실행에 옮겨 내 것으로 소화시키는 데는 당연한 차이가 있는데, 실제 행동으로 보여주기에는 꽤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진짜? 웬일이니~ 정말이야? 헐~~ 과 같은 남우세스럽고 경망스러운 표현을 대신할 중년들이 쓸만한 좋은 대시를 응용할 수 있는 잔머리가 발달되지도 않았거니와, 수십 년을 살아오며 고착화된 의식과 습관이 하루아침에 고쳐지기가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좋다는 것을 느끼고 공감을 하였으니 의식적으로라도 아내와 대화를 할 때 활용은 해봐야지 다짐을 하는데 어째 쑥스러움에 벌써 혓바닥이 간질거리고 있다. S.N.S가 발달된 사회에서 산다는 것이 좋다가도, 이런 내용을 접하다 보면 중년 남자가 살아간다는 게 점점 힘들어져가는 세상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201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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