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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배 려 본문
배 려
신임 총무께서 인천까지 왕림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중에 도장 하나를 내어 놓았습니다. 모임의 인감도장입니다. 비밀번호 두 개를 제시하고 총무의 통장과 회장의 도장이 합체가 되어야 인출이 된답니다. 통장에는 지난 모임의 회비를 쓰고 남은 돈이 입금되어 있답니다.
아직 공식적인 회비를 거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모임에서 논의되던 만약이라는데 대해 총무께서 고민을 하고 대비를 하여 배려를 한 최선의 결과물로 보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금전적으로 쪼들려 지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단돈 몇만 원이 아쉽고. 전기가 끊어져 불 꺼진 방, 가스불 끊어진 레인지를 바라보며 모진 마음을 먹을 때가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의 돈, 어떤 돈이냐는 중요하지 않게 됩니다.
총무께서는 앞으로 누구든지 그런 유혹에 서게 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시킨 것이지요. 참으로 고마운 배려입니다.
"그까짓 얼마 되지 않는데.."
"친구인데 떼이면 그만이지.."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고 또 실제 그런 상황을 겪은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일을 겪게 되면 기분도 엉망이고 상대에 대한 원망도 깊게 됩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믿음에 반한 배신감 때문이지요.
오늘 전국적으로 비가 흠뻑 오고 있습니다. 우리 총무의 사려심에 하늘도 감동했나 봅니다. 눅눅한 날씨지만 좋은 모임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는 느낌 있는 날! 제 마음은 비스킷처럼 바삭거립니다. 이런 날!
"B.J Tomas"의 "Raindrops keep falling on my head"를 들으면 제격이겠네요..
201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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