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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새해 첫날 친구들을 만났는데 본문
새해 첫날 친구들을 만났는데
"부~르르! "
이어 경쾌한 "스페니쉬 기타"의 알림음이 울리며, 화면에 반가운 친구의 이름 하나가 깜빡인다 "어~이 친구가 웬일이야?"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고, 그렇게 새해 첫날 전주에서 올라온 용옥이의 소집으로 몇몇 친구들과 만나기로 하였다. 부천역에서 택시를 타고 중동의 한 식당에서 기다리던 용옥이와 조우를 하였는데 이미 분위기는 무르익은 상태였다. 뒤늦게 도착한 나와 기경이를 위해 새로이 회 한 접시를 주문하고 새해 덕담으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지난 남산 모임에서 뇌혈관 신경계에 이상이 있다던 석이의 안부를 묻자 순정씨가 그동안의 경과를 소상하게 알려준다. 오랜 방송국일을 하며 긴장된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술과 담배로 풀어내던 석이의 건강 상태가 적이 걱정스럽다. 먼저보다는 얼굴색이 풀린듯해 조금은 안심이 됐지만 수술을 앞둔 석이는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은 더하다.
자연스레 건강에 대한 말이 많아지자 분위기는 차분해지고 간혹 그런 분위기를 살리려는 명숙 씨와 순정씨의 건배제의만이 유쾌함을 주었다. 결국 당분간 술을 못 마시게 된 석이와 워낙 술이 약한 용옥이가 먼저 떠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자리를 피해 준 명숙 씨마저 보낸 뒤 두열이가 자주 가는 단골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이가 들어가며 몸의 기능들도 서서히 퇴화해 가니 여기저기 탈이 나기 시작이다. 두열이도 무릎관절이 안 좋아 수술을 하느라 남산 모임에 불참을 하였고, 윤석이는 이미 내리막길을 걷기 힘들어하여 아예 참석할 생각도 못했거니와, 나와 기경이도 한 번씩 죽을 고비를 넘긴 바 있어 서로들 쉽게 건강을 자신하지 못하던 터에 석이의 상태를 접하니 더욱 깊게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용옥이가 그중 나아 보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돌아오는 길!
이제 사양길에 들어서 회생이 거의 힘든 사업을 꾸려 나가느라 고생인 데다가 수십 년 친분 있는 동종 업계 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하여 힘들어하던 기경이가 친구들을 만나 술이 과했는지 얼마 전 이사 간 자기 집을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이 친구 술을 너무 즐겨해 참으로 걱정이다. 집에서 통제를 하던 어머니마저 병원을 다니시느라 이 친구를 챙기지 못해 앞으로
의 건강이 우려되고 있다.
우리는 소위 베이비 부머 세대의 앞쪽에 있는 친구들이라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몇몇은 노후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을 테니 어지간한 걱정거리에서 벗어나 있겠지만 나머지는 앞으로의 삶에 대해 걱정과 불안을 갖고 있는 데다가 건강마저 자신들이 없으니 이제 어찌들 만날까 심려스럴밖에... 불현듯 오래전! 영등포에서 묻던 영식이의 말이 떠오른다.
"우리 앞으로 이렇게 편하게 만날 날이 몇 번이나 될까?"....
"글쎄...!"
새해 첫날의 모임에서 스스로 떠안은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갑오년 새해 첫날 (20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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