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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Camino delindio (인디오의 길) - Atahualpa Yupanqui 본문

음악이야기/월드음악-샹송,칸초네,탱고,라틴등

Camino delindio (인디오의 길) - Atahualpa Yupanqui

김현관- 그루터기 2024. 2. 9. 01:13

https://youtu.be/AoSjq31K3aM?si=avPpVzHPZ1drpgzX

 

 

Camino delindio (인디오의 길) - Atahualpa Yupanqui (아타우알파 유팡키)

유팡키의 음악은 광대한 팜파의 신비와 안데스 천년의 한을 함께 아우른다. 그러나 그를 팜파의 현신으로 기억하고 숭배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사실 단조롭기 이를 데 없는 유팡키의 기타 선율과 목소리에는 무한한 공간에 섰을 때 느끼는 아스라함이 배어 있다.

유팡키 자신이 팜파의 노래 장르인 밀롱가를 두고 이야기하듯 대평원의 아스라함에는 오직 단조로움이 어울릴 뿐이다. 그래서 유팡키의 음악세계는 지평선의 미로에 순응하여 하염없이 길을 가는 여행자를 연상시킨다. 팜파에 깃들어 있는 자연의 섭리를 곰곰이 사색하면서 말이다.

그의 음악은 내면의 깊이를 갖춘 여행자의 선율이요 노래이다. 희로애락이 잘 절제되어 있고, 일상사를 노래할 때도 삶에 대한 철학이 돋보인다. 대자연 속의 인간 존재에 대해 늘 성찰하던 태도가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유팡키는 팜파의 광막한 공간을 노래로 채우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텅 비어 있는 공간을 무언가로 채우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 존재를 확인하는 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유팡키는 실제로 대자연을 유유자적 돌아다니는 방랑자의 삶을 즐겼다. 그 넓은 팜파로도 모자라 투쿠만, 살타, 후후이 같은 안데스 지역에 이르기까지 아르헨티나 전역을 두루 섭렵했다. 25세 때 인디오의 길(Camino delindio)을 작곡했을 때 방랑은 이미 그의 숙명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이 노래는 자신이 어렸을 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 인디오 안셀모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애도하기 위해 만든 노래이지만 안셀모 역시 안데스를 오가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인디오의 길(Camino delindio)

돌멩이 투성이 코야(아르헨티나 북서부 안데스 지역을 일컫는 말)의 산길,
계곡과 별을 잇는 인디오의 작은 길.

파차마마 (안데스 대지의 여신) 가 산속  어둠에 잠기기 전에
우리 조상이 남에서 북으로 걷던 작은 길.

봉우리에서 노래하고 강에서 울면서
인디오의 고통은 밤이면 커지네.

태양과 달, 그리고 내 이 노래가
너의 돌멩이에 입을 맞추었지,

인디오의 길이여.

 

대자연에 대한 경외감으로 시작된 유팡키의 방랑은 그가 민속음악을 평생의 업으로 삼으면서 일종의 종교적 순례로 승화되었다. 그에게 민속음악이란 풍경을 심화시키는 일이었다. 즉 대자연에 심오한 의미를 부여하고,또 그 속에서 심오한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민속음악의 정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19세기 아르헨티나의 위정자들은 팜파를 '사막' 이나 '바다' 에 비유했다. 문명의 불모지라는 의미에서였다. 문명의 불모지이기 때문에 팜파는 야만의 땅으로 폄하되었고, 야만의 땅이라는 이유로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그 거대한 팜파를 넘어 안데스까지 방랑했던 유팡키는 말한다. 이 세상에 말을 타고 여행하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고. 머나먼 길을 가는 고단함을 생각하기보다 '끝없이 어디엔가 다다른다' 는 것을 즐길 줄 알게 되면서부터였다.

갈림길에 다다르고, 꽃 한 송이에 다다르고, 나무 한 그루에 다다르고, 모래벌판에 드리워진 구름에 다다르고, 개울에 다다르고, 산 꼭대기에 다다르고, 기이한 돌에 다다를 때마다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축복을 내려주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유팡키의 삶의 철학은 이처럼 자연에 순응하면서 형성되었다.   바람의 노래 혁명의 노래 中 - 우석균 지음  일부 발췌

 

Atahualpa Yupanqui (아타우알파 유팡키)

아타우알파 유팡키(Atahualpa Yupanqui, 1908~ 1992)는 아르헨티나의 향토 예술가, 기타리스트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어릴 때 아르헨티나 북부의 투쿠만으로 이주했다. 처음에는 바이올린을, 다음에는 기타를 교사에게서 정식으로 배웠다.

그가 발표한 작품 인디오의 길로 명성을 획득했다. 기타의 즉흥연주 및 폴클로레가수로 활약하는 한편 투쿠만의 달, 우차에 흔들리며, 포라스테로의 추억등의 명곡을 만들었다. 소설 인디오의 길외에 시집 등을 출판하기도 했다.

그는 전통적인 민요를 그대로 계승하는 사람을 넘어, 민요의 정서를 승화시켜서 자신의 독특한 예술로 완성했고, 그의 노래 가사에는 깊은 인생관이 깃들어 있다. 참고로 그는 왼손잡이로 기타를 반대로 들었다.

 

아타우알파 유팡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