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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못난 아비의 넋두리 본문

가족이야기

못난 아비의 넋두리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1. 23. 23:13

못난 아비의 넋두리


요 며칠 대학이라는 단어가 나의 사고를 꽉 잡아 붙들고 놓아주질 않는다. 작은 애는 고3이라 어느 대학을 가야 하느냐의 선택의 사고이지만, 문제는 군대 가기 전부터 대학보다는 직장생활을 해야겠다며 제대 후에 전문기술학교를 수료하고 정비공장에 착실히 다니는 듯하던 큰애가 별안간 복학을 선언한데 있다.

큰애는 고3시절에 대학을 갈 것이냐, 아비 친구가 경영하는 좋은 직장의 후계자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아내의 적극적인 의지와 본인의 결정으로 대학엘 입학하였으나, 불과 1학년 동안 대학을 다니고 나서, 스스로 공부에 자신을 못 갖고 휴학을 하었다.

그래서 아비된 입장에서는 큰 애의 복학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아내와 상의하여 아이의 장래를 설계해 오던 중의 발언이어서 그 충격이 더 했다. 동생의 대학 입학도 있고 하니 나름대로 집안 경제를 생각한 듯 다니던 학교가 있는 안산으로 직장을 잡고 야간대로 복학한다고 하지만, 진즉부터 학문에 열중하고자 하는 자세를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 눈으로 보질 못한 터라 당최 그 발언의 진중함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식의 의중을 이렇듯 낮추어 생각하는 것이 아비의 도리가 아닌지는 알지만, 지금까지 삶의 면면이 그리한 것을 어찌하누...

큰 애는 성격이 쾌활하고 낙천적이어서 어느 곳에서도 사랑을 받을 아이이다. 품성이 착하고 여린게 흠일까마는 귀가 여린 것은 흠결로 쳐도 될 터이다. 직장생활과 동무들과의 인간적 교류에서 자신의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를 느껴서였는지도 모르나,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동무들과의 학력적인 격차를 기술적인 면으로 줄여나가는데 매진하여야 할 시점에 도돌이표를 찍고, 다시금 관심없던 학문을 익힌다는 것이 영 마뜩지 않다.

내 일상의 지론은 대학은 말 그대로 큰 학문을 익히는 것이고, 그 학문을 익힐 수 있는 자만이 대학엘 다녀야 한다이다. 배움이라는 것은 평생을 다 하여도 모자라지만, 지금의 큰 애의 학구 욕은 대한민국에서 평범화된 졸업장에 대한 욕구로 밖에 해석되질 않는다. 그렇다고 군대까지 다녀온 머리 큰 자식의 결정을 내 칠 수도 없는 아비의 입장이 되고 보니 나도 참으로 안 되었다.

본인은 앞날에 보다 나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고 선택 한 결정일 진대, 어느 부모가 그 뜻을 거스를까? 다만 이 아비는 큰 애의 결정이 즉흥적인 생각과 판단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무엇보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의 출발점에 선 아들이 뚜렷한 목표의식을 세우고, 알토란 같은 인생을 설계하고 계획한 뒤에, 우직하고 신념에 찬 발디딤을 하길 누구보다 원하며 사랑으로 북돋아 줄 터이다. 그게 부모 된 도리일진대 앞으로도 나의 뜻과 같지 않다 하여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고. 인생의 선배로서 아비 된 입장으로서 입에 쓴 조언만은 해 줄 수 있겠다. 스스로의 인생을 책임질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것을 알 나이니까!

석민아!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다/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이 되어야 한다/
인생의 진정한 도우미를 꼭 찾아서 언제나 함께해라/
여유 있고 부드러운 인생을 살아라/
자신의 인생이 걸린 문제는 끊임없는 생각이 최선이다/
눈과 정신을 항상 맑게 하고, 눈동자는 항상 먼 곳을 보며, 허리를 빳빳이 세우렴/.

2008.11.2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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