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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장승포]세 친구와 가을여행을.. (1부: 어둠속에 빛나는 장승포의 풍경) 본문
세 친구와 가을 여행을..
가을은 머리 희끗희끗한 초로의 세 친구에게 걸맞은 계절이 아닌가 싶다. 그간 살아오며 일군 삶의 흔적들을 갈무리하고, 다가오는 노년을 굴절 없이 평안하게 지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는 우리들..
살아온 날보다 굽이굽이 살아갈 날들이 더 애틋할 수밖에 없는 남수와 은찬이 은찬이, 그리고 나..
타국으로 떠나 소식이 끊긴 채 옹골차게 우정을 다독이며 지냈어야 할 삼, 사십 대를 송두리째 채 잃어버리고, 서로 그리워하며 가슴앓이하다 기적처럼 만나 회포를 푼 지도 벌써 일 년이 흘렀다.
우리는 청년 시절부터 고래 잡으러 가는 꿈을 가슴에 품고 살았는데, 보름 전! 미국에서 날아온 은찬이의 방문을 계기로 온 세상이 황홀한 단풍으로 깊게 물들어 가는 10월의 끄트머리에 젊음의 이상을 찾아 떠난다.
1. 어둠 속에 빛나는 장승포의 풍경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덕유산을 지날 제 창밖에 보이는 거대한 능선을 따라 단풍이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들이 역력하고, 산청을 지나가니 골짜기마다 선홍빛 나뭇잎들의 일렁임에 친구들의 얼굴이 발그레 물들여진다. 진주 남강에 비친 노을에서 논개의 순절을 그려보고, 통영을 거치며 남해의 물결을 바라보는 눈길들이 그윽해진다.
거제대교를 들어서니 길 떠난 객들이 머무를 방 한 칸이 필요한데, 낯선 타향에서 바닷가에 함초롬 우리를 반길 곳 찾아 헤매다 어둠 속에 잠겨있는" 양지암 방파제"까지 휘돌아 나온 뒤에야 우선 시장기부터 해결하고자 어느 포구의 횟집으로 들어섰는데, 불빛에 잔별처럼 부서지는 바닷물결이 아름다운 그곳이 장승포라네..
매양 바라보는 인천 앞바다의 익숙한 내음과는 또 다른 비릿함이 코끝을 스치니 이곳은 천릿길 타향이라, 이제 친구들 외에는 의지할 곳 없음이 새삼스럽구나. 이윽고 내 온 먹음직한 회 한 접시는 파르라니 싱싱함을 드러내며 식욕을 자극한다.
큼지막이 썬 회 한 점에 소주 한 잔.. 그리고 또 한 잔.. 우정의 건배를 제의하는 남수의 불콰해 가는 얼굴이 아름답고, 기꺼이 잔을 부딪치며 종교보다 우정 어린 삶의 공간을 나누는 은찬이의 모습도 아름답다. 하늘엔 초사흘 누에나방의 눈썹같이 아름다워 아미-월(蛾眉-月 )이라 불리는 초승달이 함께 하려는지 살포시 윙크하며 손을 내밀어, 우리야 기꺼이 그 손을 잡고 노래하고 춤추며 그렇게 장승포에 추억한 자락과 청춘의 꿈 한 자락을 새기고 있었다..
새벽녘! 그랜드모텔 5층이 우리가 하루를 유(留) 한 곳이다. 창밖을 내다보니 눈앞에 보이는 "거제수협공판장" 뒤로 야트막한 동산에 소나무 군락이 푸르르다. 일찌감치 눈을 뜬 남수는 포구 한 바퀴 돌고 와 간밤의 술기운을 풀어 줄 국밥집을 찾아내 우리를 안내하였는데, 싱싱함을 가득 담은 고소한 굴 향이 식당 밖까지 흐른다. 뜨끈한 국물 한 숟갈 뜨니 새삼 그 맛을 칭찬하게 되었고, 마지막 남은 국물 한 모금 넘기며 맛보는 그윽한 굴국밥의 오묘함에 감탄하였다.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 하더니 잿빛 하늘에는 어스름한 구름이 가득하다. 소소한 빗방울이야 그저 하늘의 축복으로 받아들이자 마음먹으니 기분이 한결 가벼워진다. 마음먹기에 따라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것은 공통된 인지상정이라 새삼 이 여행에 서로의 마음도 가벼이 하고 즐거움만 생각하면 되겠구나 싶다. 이곳에 왔으니 맛있는 거제 멸치 한 번 먹어 봐야 한다며 은찬이가 "장승포 멸치 공판장"에서 멸치 한 상자씩 선물하는데 그 마음이 고맙다.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위치한 "거제 해금강"과 한 사람의 열정으로 척박한 바위섬을 지상의 낙원으로 일군 "외도 보타니아"로 떠나는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하였다. 바다 위에는 고만고만한 유람선과 어선들이 따로 또 같이 바다로 떠날 채비를 하고 무리 지어 떠 있고, 포구 입구에는 빨강 등대와 하양 등대가 양쪽에 수문장처럼 서 있는데 그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장승포에는 동백섬으로 알려진 "지심도"로 떠나는 선착장과 "외도, 해금강, 홍도, 매물도, "를 다니는 선착장과 일반 선착장 등이 있다.
우리를 태우고 "외도보타니아"로 향할 "옥성 3호"를 기다리는데 관광버스에서 내렸는지 어느새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선착장 대기소에 가득 찬다.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관광객들이 잠시 후 보게 될 경치에 대해 한 무리씩 모여 담소를 나누고, 우리도 그 속에 섞인 한 무리의 나그네이다.. 이윽고 유람선은 우렁찬 엔진소리와 함께 거제도 앞바다를 힘차게 항진하며 해금강으로 뱃머리를 향하였다.. 2011 - 10 - 28 - 그루터기 -
양지암(揚支岩)
양지암(揚支岩)은 장승 반도의 땅끝에 파도와 싸우면서 차곡차곡 쌓인 암벽으로 여기엔 얘깃거리 하나가 얽혀 있는데 때는 임진왜란(壬辰倭亂)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록에 따르면 옥포대첩(玉浦大捷)이 벌어진 5월 7일 정오께 충무공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함대 91척이 옥포만으로 진입했다. 당시 왜 수군 초병이 이 바위 끝에서 조선 수군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었는데 짙은 운애 때문에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 결국 옥포 부두에 정박해 옥포성(玉浦城) 안에서 분탕질하던 왜군에게 소라 나팔로 알리지 않아 왜선 26척이 격파당하고 6척만 겨우 도망쳤다고 전해진다. 양지암이 옥포대첩의 숨은 공신으로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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