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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소한 (⼩寒)의 선물 본문

친구들이야기

소한 (⼩寒)의 선물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3. 19:18

소한 (⼩寒)의 선물

작년에는 벽두부터 눈폭탄을 쏟아붓고, 여름에는 더할 수 없는 열대야 현상으로 인해 온 국민을 땀에 절게 만들더니, 결국 12월 추위로는 수 십 년 만의 최저 기온이라며 지금까지 그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요.. 지금 전 세계는 이상 기후가 주는 고난 속에 미래를 걱정하고, 혹자들은 영화 "투모로우"가 주는 자연재해의 교훈이 실제 이루어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오늘은 소한(⼩寒)! 매서운 추위로 인해 여기저기 수도관 동파 소식이 안타깝게 들려오고, 우리나라 계절의 특성 중 하나인 삼한사온이 실종되며 근 열흘간의 날 선 추위가 거침없이 온 몸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네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온 나라에 구제역 폭풍이 몰아치며, 신종플루의 위협마저 거세지는 형상이라 " 대체 어디서 잘못되었기에 나라가 이처럼 쩔쩔매고 있나 " 하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어요.

그런데 어제 김 영삼 전 대통령께서 전 재산을 사회로 환원시키겠다는 밝은 소식을 전해 주더군요. 늘 실망을 주는 정치인들에게서 듣는 모처럼의 더없는 낭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명박 대통령 역시 많은 재산을 환원했으니 이렇게 전, 현직 대통령들의 활발한 재산 사회환원의 파장이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지 모두 관심을 갖고 주목해 봐야겠어요. 대통령들도 사람일진대 이런 사람의 정으로 이뤄진 푸근한 얘기들이 추위로 움츠린 많은 이의 마음들을 다독거려 줄 수 있을 테지요.

오늘~ 개인적으로 추위도 잊을 만큼의 아주 기분 좋은 일이 생겼습니다. 국민학교 동창이 40여 년 만에 연락해 온 거예요. 작년에만 몇십 년 동안 소식 없던 친구들과 연락되는 일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그 기쁨의 강도가 조금은 쇠한 듯 보일지 몰라도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 명 한 명이 내 추억의 둥지 속에 머물던 너무도 소중한 친구들이라 반가운 마음만 가득합니다. 오늘의 상구까지 지난 세월 동안 그리워하고 안타까워하던 친구들과 의 만남이 주는 기쁨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지요..

금방 집 아들 상구~ 이 친구가 내 글 속에 이 년 동안 돌아다니며 어떤 모습으로 나를 이해했는지 모르겠어요. 답십리의 아릿한 기억에서도 늘 다부진 느낌을 주던 상구를 이제 만나게 될 겁니다. 만나면 물어봐야지요. 이번 만남에도 주선자가 있네요. 국민학교 2년 후배인 상구의 여동생이 내가 남긴 글을 보고 연락을 취해 주었습니다. 그러니 상구를 만날 때 함께 만나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지만 초대에 응할지는 모르겠어요.

저녁 무렵 전화음성으로 들려오는 걸진 상구의 목소리를 들으며, 낡은 앨범에 남아있는 빛바랜 40여 년 전의 흑백 사진 속에 인화된 선글라스를 낀 어린 상구의 모습과 지금의 변했을 모습을 비교 상상하며 그려보게 되네요. 우리는 이제 곧 만날 겁니다. 지난 세월 서로 지내온 인생의 길은 달랐지만 어린 시절 치기 어린 시절의 짓궂은 모습들을 서로 그려보기도 하고, 고랑진 이마의 계급장을 서로 비비며 흉금 없는 속 마음들도 털어놓겠지요. 지난 사십 년 동안 변한 모습들을 지금으로 되돌릴 수 없어도 서로 살아온 삶의 얘기는 서로 나누고, 가슴을 치대며 단단한 만남을 이뤄 보렵니다.

밖의 날씨가 점점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안 춥네요. 2011년의 소한에게 친구 찾기라는 선물을 받으며 의미 있게 각인된 날이라 그런지, 오히려 푸근한 기운으로 다가옵니다. 이렇게 오래된 친구를 만나며 기묘년 한 해를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지요. 이제 얼마 뒤 상구를 만나는 날까지는 옛 기억을 더듬어 가며 조용한 흥분과 설렘 속에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잔잔한 추억의 바다를 유영하는 기분 좋은 시간의 흐름이 될 거예요.

2011 - 01 -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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