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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겉과 속이 다르면? 본문

내생각들

겉과 속이 다르면?

김현관- 그루터기 2022. 12. 4. 14:45

겉과 속이 다르면?

옆 사무실 직원이 로비 게시판에 오래된 신문의 한 면을 복사한 것을 게시해 놓고 총총히 사라진다. 간혹 좋은 글귀나 칼럼을 게시해 놓고는 하는데 오늘의 내용은 불교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이 있다는 비구니 스님인 "正牧" 스님과의 인터뷰 내용이었다.

심장에 감정을 싣지 말라는 내용의 주제인데 감정을 바로 보는 자세가 중요함을 가르친다. 감정은 본시 내가 아니며 좋은 감정도 나쁜 감정도 왔다가 갈 뿐! 그저 흘러갈 따름이니 가만히 수용하면서 바라보면 그 어떤 감정도 길어야 2-3일을 넘기지 않는다고 말한다. 감정을 다스리다 보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고 쓸 수 있게 되는데 그렇게 심장에 감정을 싣지 않으면 수명이 길어진다는 게 핵심인 듯하다

그리고 마음공부의 시작과 끝은 "내려놓음"인데 그 내려놓음의 길은 너무 다양하며 각자 선택의 문제라고 했다. 자세한 얘기는 인터뷰 내용에 있지 않지만 유추하자면 자기와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본질을 생각하면서 껍질을 하나하나 내려놓다 보면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된다는 말인 듯하다.

또 하나는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인데 분노가 생기면 한 템포 멈춰 호흡을 최대한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면 분노가 한 풀 꺾이는데, 이를 계속하다 보면 들이마실 때 감정이 들어오고, 내쉴 때 분노(감정)가 분해되고 해체돼서 나간다 생각되면 분노가 지나가는 게 보인다는데...

마음 다스림은 불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의 방향이요, 좋은 마음을 갖고 삶을 이끌어 감은 인생의 기본이며 으뜸이기도 하다. 본시 사람의 마음이 선하게 태어났다는 성선설과 악하게 태어났다는 성악설을 주장하신 두 분 성인의 말씀 중에, 로비 글의 게시를 지시한 사람의 심보가 어느 쪽에 속할까라는 궁금증이 도진다.

그 사람은 늘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다니는데, 미소 짓는 태도를 얘기하고자 함이 아니고 그 미소가 마치 입꼬리를 실로 꿰매어 귀 쪽으로 걸어 놓은 듯 부자연스러움에 문제가 있다. 묵주반지를 끼고 있는 것으로 봐서는 천주교 신자 같은데 어찌 주님을 모시는 자가 원수를 사랑하라는 10계 명도 무심하게 거두고서 한 솥밥을 먹는 직원들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저리 독하고 야멸차게 닦달을 하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사람이 경망스러워 속 마음을 능히 짐작할 수 있으나 생각 없이 뱉어내는 말마다 원칙이 없고 조삼모사(朝三暮四)에 속는 원숭이 대하듯 직원들에게 뻔한 훈시를 하여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재미 삼아 바라보는 주위의 비웃음을 당사자가 모르니 한심하다,

게다가 그의 부하직원들 역시 행동거지며 말하는 본새가 그와 다르지 않아 이웃 부서 직원들의 웃음거리와 조롱을 받고 있는데 자신들을 가리키며 손가락질하는 줄 모르고 거만과 위세를 떨고 다니니 그 또한 가관이 아니다. 이들로 인해 오늘도 사무실 뒤 편에서 훌쩍거리는 여직원을 스쳐 보는 내 마음에 분노가 일고 , 휴게소에 모여 하염없이 내뿜는 담배연기 속에 신세 한탄하는 남자 직원들의 짓밟히는 자존심도 불쌍하다.

과연 이들에게 심장에 감정을 싣지 않고 사회생활을 해 나가라고 누가 말할 것이며, 마음을 내려놓으라고 할 수 있을까! 저네들이 심호흡을 하며 분노를 내 쉰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잊힐 분노인지, 참으로 고약한 현실이고, 이율배반적인 게시물이 아닐 수 없다.

며칠 뒤면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이다. 말 그대로 여름에 이른다는 뜻이다. 점점 날도 더워지는데 몸이 더위에 지치면 마음으로 가거늘 부디 "스쿠루지" 영감의 크리스마스 꿈이 저네들의 꿈에 날아들면 많은 사람들의 감정이 편해지지 않을까? 세상이 후덥지근 하구나...

2011 - 06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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