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익숙해질 때
- 60bpm
- 추억의도시
- male vocal
- 경로석#한국근대문학관#윤아트갤러리
- male base vocal
- lost in love "잃어버린 사랑" - 에어서플라이 (air supply)#신포동#ai가사
- 1mm 치과
- 인천대공원#포레#파반느#단풍
- new trot. male vocal. 60bpm. piano. cello. orchestra. lyrical. languid.
- 당화혈색소6.7#녹내장주의#아마릴정1일투여량1알줄임#자월보신탕24년3월폐업
- 동인천역 가새표#남수#보코#친구들
- 碑巖寺
- 인천시민과함께하는시화전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양파즙#도리지배즙#배도라지청#의약용파스#완정역#호경형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 석민이#경민이#도화동시절
- uptempo
- blues&jazz
- 인학사무실#참우럭#놀래미#도미#금문고량주#두열#제물포#마장동고깃집#마장동
- 오블완
- Saxophone
- piano
- 누가바#상윤네집#진열이#금복
-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 y.c.s.정모
- 티스토리챌린지
- jzzz&blues
- 70-80bpm
- Today
- Total
형과니의 삶
호드기 본문
호드기
이렇다 할 장난감이 없던 시절 어린이들은 전해 오는 놀이를 배워서 그나마 무료하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제기차기, 자치기를 하였고 그보다 더 공이 드는 것으로 연날리기를 하였다. 연 만들기에는 소도구와 연장자의 도움이 필요했었다.
그런 것 말고 널리 퍼졌던 것은 풀피리나 호드기 불기였다. 누구나 쉽게 만들어서 쉽게 불어댄 것이 호드기다. 『우리말큰사전』에는 "물오른 버들가지를 비틀어 뽑은 통 껍질이나 밀짚 토막 따위로 만든 피리"라 풀이되어 있다. 우리 고향 쪽에서는 주로 미루나무 가지를 사용해서 호드기를 만들어 불었다.
시골에서는 부잣집이 아니고서는 하모니카를 사주는 법이 없었으니 어렵던 시절 흔히 만들어 불었다. 버들피리라 하는 경우도 있었다.
10년도 더 지난 오래전에 중학 동기생의 빈소를 찾기 위해 부평엘 갔다가 어떤 할머니가 굵직한 호드기 여러 개를 목판 위에 올려놓고 육교 밑에 앉아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처음 보는 호드기 장수여서 한참 그 앞에서 서성거렸다. 요즘 누가 이런 것을 살까 하는 생각이 들어 괜스레 할머니 보기가 민망하였다. 초등학생도 리코더를 불지언정 호드기를 불지는 않을 것이다. 풀피리, 버들피리, 보리피리는 더러 동요나 시에 등장하지만 호드기는 의외로 드물다.
벽초가 서문을 쓴 『박숭걸杰) 시집』수록의 누나의 집이란 작품에 나오는 호드기가 드문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박승걸은 대학생 시절 『경향신문』에 시를 발표했으나 첫 시집을 낸 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6·25 전후에 흔하던 신상 변화와 연관된 것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수원 길 백 리 빈 오후에
햇빛이 외로워라
보리밭 사이로 진흙을 밟고
진흙을 밟고
호드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언덕 위 초가집 울타리에
"누나 내가 왔다오"
#사라지는 말들 / 유종호
'사람들의 사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정유회사들 (0) | 2023.05.06 |
---|---|
화촉을 밝힌다. 화촉은 무엇으로 만들까? (0) | 2023.04.27 |
고약 (1) | 2023.04.16 |
'마음은 굳게, 눈은 멀리, 이상은 높게' (0) | 2023.02.11 |
귀를 열고 입을 닫고 글을 쓰며 살기 (0) | 2023.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