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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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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http://i1.daumcdn.net/thumb/C150x150/?fname=https://blog.kakaocdn.net/dn/tecvu/btsI1c3Ig3G/dPmrGCT8Hcj4zf3SKSzFxk/img.jpg)
가을, 그 고요한 순간들모처럼 수봉산에 올랐다. 여름의 무더위가 한풀 꺾이고, 가을이 성큼 다가온 이 시기, 산은 말없이 계절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산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파리들이 조금씩 익어가고 있었다. 푸르던 잎들은 이제 그 빛을 잃어가며, 점차 바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 시기를 두고 찬란하다고 한다. 가을의 단풍이 붉고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자연이 선사하는 화려한 선물 같다고. 그러나 나에게 이 시기는 그저 조용한 변화, 어쩌면 조금은 쓸쓸한 순간으로 다가온다. 감성의 차이일 테지만, 나는 이 바래가는 풍경에서 느껴지는 고즈넉함이 마음에 더 와 닿는다.카페의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본다. 창 너머로 보이는 가을은 조용히, 그리고 어슬프게 다가온다. 하늘은 비어 있고, ..
눈 내리는 아침의 단상 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비처럼 가늘게 흩날리는 눈발이 차분하게 세상을 덮어가고 있다. 이른 아침, 두열이가 “눈모닝”이라는 짧은 인사말을 보내왔다. 아마 부천에도 눈이 내리고 있는 모양이다. 그 인사말이 이른 아침의 고요함을 깨우며, 눈 내리는 풍경에 대한 생각을 잠시 떠올리게 한다.그런데도 아내는 창밖을 보자마자 눈 앞에 펼쳐진 하얀 세상에 당황한 듯 “헉, 안 돼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늘 외출 계획이 있었던 그녀는 눈 내리는 날씨에 차질이 생길까 봐 걱정이 앞선 모양이다. 이제는 나이도 있고, 눈이 내리면 길이 미끄러워 위험할 수도 있으니, 그녀의 반응이 이해가 되면서도 왠지 모르게 안쓰럽다. 나이 들며 눈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도 이렇게 점점 현실적이고 팍팍해져 ..
눈 오는 아침의 소묘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이 아침을 온통 하얗게 덮어놓았다. 어릴 적엔 눈이 오면 그저 밖으로 뛰쳐나가 노는 게 당연했다. 첫 눈발이 떨어지는 순간부터 흥분된 마음으로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 시절의 설렘보다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보며 은근히 투덜대는 마음이 앞선다. 어쩌면 이게 나이 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드는 심정일지도 모르겠다.엊저녁부터 눈이 오면 어떤 옷을 입을까 걱정하던 아내는 아침 일찍 근무를 위해 집을 나섰다. 출근하는 아내의 뒷모습을 보며 문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저 나이에 이제는 집에서 푹 쉬어야 할 텐데, 못난 남편 덕분에 여전히 일터에 나가야 한다니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오늘 퇴근 후에는 아내의 피로를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
개구리 합창소리 속에서 떠오르는 추억 저녁을 먹고 산책을 하는데, 풀숲에서 들려오는 개구리들의 울음소리에 문득 발길을 멈추었다. 작은 소리부터 시작해 점점 커져가는 합창,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묵직하게 깔리는 베이스 음. 도심의 소음에 익숙해진 내 귀에, 이 정겨운 소리는 마치 오랜 친구의 목소리처럼 따스하게 다가왔다.이 소리를 듣는 순간, 나는 어린 시절 외가에서 들었던 개구리들의 합창이 떠올랐다. 그 당시의 개구리들은 정말 힘차고, 그악스러울 정도로 요란하게 울어댔다. 깊은 밤이 되면, 그 소리는 고요한 마을을 가득 메우며 사람들의 마음속까지 파고들었다. 비록 지금의 개구리들은 그때만큼 강하게 울어대지는 않지만, 그 감성을 다시 끌어내기에는 충분했다.내 어린 시절, 외가는 언제나 놀이와 모험이 가득한..
목련나무 아래에서오늘 아침, 남중삼거리 한 귀퉁이에 홀로 서 있던 목련나무가 눈부신 꽃들을 활짝 피웠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피어난 그 목련을 보며, 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혀졌던 옛 기억들이 천천히 떠올랐다.그 시간 사진작가이자 P.D로 활동 중인 후배가 그레고리안 미사곡 '미제레레(Miserere)'를 보내왔다. 그 친구는 평소 재즈와 팝을 즐겨 듣기에, 이 선곡이 의아했다. 혹시 무슨 심중의 변화가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물어보았더니, 그냥 함께 듣고 싶었다는 대답이다.별일이 아니라 고마운 마음으로 찬찬히 음악을 듣는데..'Miserere mei'는 라틴어로 "신이시여,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를 지닌 미사곡이다. 이 곡이 귀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어느새 도화동 성가대에서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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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술궂은 겨울의 잔재작년 이맘때도 그랬다. 겨울은 떠나기 싫어, 봄의 뒤를 붙잡고 늘어졌고 그때도 한참이나 추위가 머물렀다. 그러고도 시간이 흐르니 결국 봄이 찾아왔으며, 겨울은 뒤늦게야 제 갈 길을 갔다. 그런데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은 심술을 부리고 있다. 계절은 정해진 순리대로 흐를 텐데, 왜 이렇게 심술을 부리는지 모르겠다.이미 우수와 경칩을 지나, 춘분도 훌쩍 넘었다. 남쪽 지방에서는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어제까지만 해도 찬 기운이 감돌긴 했지만, 봄의 나른한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 다시 한설풍이 불어오며 겨울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이런 경치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또다시 찾아온 추위에 마음이 조금은 답답해졌다.봄과 가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요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