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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친구와 고양이 아내의 음성에 짜증이 가득하다. " 여봇! ~~ 고양이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자겠어. 어떻게 좀 해 봐" 며칠 전부터 임신한 고양이 한 마리가 동네를 어슬렁거리더니 하필 내 집에 새끼를 낳은 것이다. 밤마다 새끼들의 야옹거리는 소리와 바스락거리는 어미의 발걸음이 은근히 신경을 긁어 요즈음 아내의 심사가 많이 뒤틀렸다. 놈이 지붕보 틈바구니 깊숙한 곳에 터를 잡아, 천장을 들어내지 않고서는 처리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도리없이 그냥 내둘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생존을 위해 본능적으로 안전을 확보하고 맹한 주인의 심성과 어쩌지 못할 집의 구조적 상태까지 꿰뚫어 본 연후에 보금자리를 정했으니 매우 지혜롭고도 영악스럽다. 하여 당분간 스스로 세상을 찾아 나갈 때까지는 저들과 억지 동거를 할 수밖에 없..
친구야. 오늘 너라는 친구를 만나 내가 지내온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오랜 세월 마음속에 품고 있던 추억을 보듬을 수 있고, 또 하나! 소년기의 풋내음을 맡을 수 있어 더욱 애틋하였으며, 잠자고 있던 옛날을 되새기며 반추할 수 있었음이 앳되었다. 40여 년의 세월은 그저 지나는 물결과 같은 흐름이고 소년과 중년의 차이는 그저 찰나와 같음이다. 이제 모든 세월의 굴곡을 지나 만난 너와 나는 열 살 소년들의 미래였으며 육십을 바라보는 자들의 과거와 합일이기도 하다. 앞으로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며 위할지는 너와 내가 공간을 버무리며 어떻게 할 탓이다. 너를 만나 너무 상쾌한 날이다.... 2011.1.14 40여 년 만에 답십리 시절 골목 친구와 만나던 날..
소한 (⼩寒)의 선물 작년에는 벽두부터 눈폭탄을 쏟아붓고, 여름에는 더할 수 없는 열대야 현상으로 인해 온 국민을 땀에 절게 만들더니, 결국 12월 추위로는 수 십 년 만의 최저 기온이라며 지금까지 그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요.. 지금 전 세계는 이상 기후가 주는 고난 속에 미래를 걱정하고, 혹자들은 영화 "투모로우"가 주는 자연재해의 교훈이 실제 이루어지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오늘은 소한(⼩寒)! 매서운 추위로 인해 여기저기 수도관 동파 소식이 안타깝게 들려오고, 우리나라 계절의 특성 중 하나인 삼한사온이 실종되며 근 열흘간의 날 선 추위가 거침없이 온 몸속을 헤집고 돌아다니네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온 나라에 구제역 폭풍이 몰아치며, 신종플루의 위협마저 거세지는 형상이라 " 대체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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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 광복절에 일어난 일 그날은 기쁘고 슬픈 일이 겹쳐 일어났다. 광복절이었고,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지하철을 개통하는 날이었다. 장충동 국립극장에서 거행된 제29회 광복절 기념식을 하는 도중에 박 정희 대통령을 저격하려던 문 세광의 총에 육 영수 여사께서 서거하고 문 세광을 막으려 경호원이 쏜 총에 합창단으로 참석했던 여학생이 절명했다. 이름은 "장 봉화"! 18세의 꽃다운 나이에 그만 요절하고 말았다. 아래의 글을 쓴 김 금복은 학창 시절 나와 함께 교회에 다니던 여학생인데 고 장 봉화와 절친하여 그해 가을 장 양의 빈소를 찾으며 애틋한 마음을 원고지에 옮겼고 한참 뒤 그것을 내게 전해 준 것인데 나의 옛날 공책 한 귀퉁이에서 잠자고 있던 글이 장 봉화 양의 36주기와 6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
총각교[總⾓交]와의 재회 늘 창 밖의 백운산에게 안부를 챙기며 하루를 시작하는데, 오늘은 하얀 안개의 부드러운 손길 덕분인지 인자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안개가 낀 날 무채색의 농담 [濃淡]이 주는 백운산의 표정은 언제고 정겹다. 앞쪽의 야트막한 산이 주는 짙은 질감보다는, 능선을 슬쩍 가리며 세상을 관조하듯 도도하게 서 있는 뒷산의 여유로움이 하루를 시작하는 내게 행복을 그득하니 담는다. 며칠 전! 사무실에 휴대전화를 두고 퇴근했다. 아내와 몇몇 지인들 외에는 별로 찾지 않는 전화인지라 없어도 별 불편함은 없지만 그래도 시계를 사용하지 못해 하루가 불편한 것을 보면 세상 만물이 다 제각기 용처가 있음을 확실하게 깨닫게 된다. 다음 날 출근하여 전화기의 아이콘이 깜빡임을 보고 확인을 해 보니 소싯적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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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찬이 만나러 가다 30년전에 청량리 산동네의 한 교회에는 남수와 은찬이와 진성이가 있었더랍니다. 나와 그 아이들은 친구사이죠. 그런데 내가 인천으로 이사온 후에 차츰 만남이 뜸해지더니 30년전에 은찬이는 미국으로 이민가고, 남수는20년전에 말레이지아로 돈 벌러 아주 가버렸어요. 그리고는 연락이 끊어져 속으로 그리워하기만 하는 친구사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작년 어느 날 ~ 친구들이 보고 싶어,그리워 하는 마음을 담아 글을 하나 써서 올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1년이 흘렀어요..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진성이의 동생이 내가 써 놓은 글을 보고 진성이에게 연락을 해 주었습니다. 그 동안 남수는 4년전에 한국으로 돌아와 있었고, 은찬이는 목사님이 되어서 L.A근교의 교회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