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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새해 첫날 친구들을 만났는데 "부~르르! " 이어 경쾌한 "스페니쉬 기타"의 알림음이 울리며, 화면에 반가운 친구의 이름 하나가 깜빡인다 "어~이 친구가 웬일이야?"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고, 그렇게 새해 첫날 전주에서 올라온 용옥이의 소집으로 몇몇 친구들과 만나기로 하였다. 부천역에서 택시를 타고 중동의 한 식당에서 기다리던 용옥이와 조우를 하였는데 이미 분위기는 무르익은 상태였다. 뒤늦게 도착한 나와 기경이를 위해 새로이 회 한 접시를 주문하고 새해 덕담으로 대화를 시작하였다. 지난 남산 모임에서 뇌혈관 신경계에 이상이 있다던 석이의 안부를 묻자 순정씨가 그동안의 경과를 소상하게 알려준다. 오랜 방송국일을 하며 긴장된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술과 담배로 풀어내던 석이의 건강 상태가 적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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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려 신임 총무께서 인천까지 왕림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중에 도장 하나를 내어 놓았습니다. 모임의 인감도장입니다. 비밀번호 두 개를 제시하고 총무의 통장과 회장의 도장이 합체가 되어야 인출이 된답니다. 통장에는 지난 모임의 회비를 쓰고 남은 돈이 입금되어 있답니다. 아직 공식적인 회비를 거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모임에서 논의되던 만약이라는데 대해 총무께서 고민을 하고 대비를 하여 배려를 한 최선의 결과물로 보입니다. 사람이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금전적으로 쪼들려 지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습니다. 단돈 몇만 원이 아쉽고. 전기가 끊어져 불 꺼진 방, 가스불 끊어진 레인지를 바라보며 모진 마음을 먹을 때가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는 누구의 돈, 어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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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눈이 내리는 밤에 친구를 만났다 사랑하는 친구를 만나는 날! 주춤하던 눈이 헤어질 때가 되더니 펑펑 쏟아지고 있네요. 함박눈이 오고 있어요. 아주 기분 좋게 정말 흐드러지게 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인생에서 새로운 의미를 얻은 친구입니다. 살아온 삶의 궤적에 어느샌가 신비한 혹성이 함께 돌고 있음을 깨달은 친구죠. 옆구리가 시리다는 얘기는 이미 옛말이 되었고, 그저 호탕한 웃음만이 가슴을 두들기더이다. 좋아요, 정말 좋지요. 내게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친구가 생의 의미를 함께 나눌 사람을 만났으니 그보다 더 좋을 일은 아마 내 세상에 더는 없을 것입니다. 이제야 제가 예전에 외롭던 그 친구를 위해 감춰 두었던 짤막한 글귀 하나 적어 본 것을 펼쳐 보렵니다. 사랑이란 언제 찾아도 반기는 친구 있어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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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세요? 며칠 전 윤석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장모께서 돌아가셔서 친구들에게 소식이나 전해 달라는데 참으로 안 되었다. 복더위에 돌아 가신 분도, 더위속에 장례를 치를 사람도 딱하다. 삼십여 년 전, 이글거리는 더위의 한 복판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묘 앞에서 느릿느릿 하관을 하는 모습을 보는데, 숨을 못 쉴 정도의 훅하는 열기 속에 검은색 상복을 입고 온통 땀에 절어 번들거리는 가족들이, 심신의 고통을 참아 내며 인고하던 그날이 또렷하게 기억났기 때문이다. 친구들에게 부고를 보내자 A로부터 전화가 왔다. "메시지 보낸 분이 누구세요?" 안쓰러운 물음이고 대답하기도 낯 간지런 말이다. 학창 시절 3년을 한 반에서 동고동락하던 사이였다. 3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며 서로 연락이 없다 보니 이름도 잊을 수 있..
밸런타인데이에 친구들을 만나다 어제는 밸런타인-데이. 언제부터 이날을 남자 친구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인정했는지. 경우야 어떻든 밸런타인 성인께서 저 선남선녀들을 어여삐 여기사 축복을 내려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연처럼 이런 날 친구들을 인천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진성이가 시험에 떨어진 것을 위로하자는 남수의 제안으로 모이게 되었죠.. 하인천역에서 6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당사자인 진성이가 30분 정도 늦게 도착했지만 나는 쉬는 날이라 미리 자유공원을 한 바퀴 돌아서 인천역으로 향했습니다. 모처럼 오른 자유공원의 공기가 시원하니 가슴을 휘젓고 들어오면서 인천항과 월미도의 청량한 기운을 불어넣어 줍니다. 남수와 은찬이를 만나 예약해 놓은 만다복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조금 늦는 진성이와 아..
모임이 끝나고 눈이 이렇게 많이 올 줄 정말 몰랐다. 버스를 타고 다니던 태민이가 오늘은 차를 몰고 제일 먼저 낙지집에 도착했다. 엎어져 코 닿을 곳인 나는 두 번째로 도착했다. 파주에서 오려던 달원이는 일기예보를 듣고 그냥 수원 집으로 간다며 미안하단다. 얘는 녹내장이라 점점 세상을 좁게 본다는데 , 서로 아픔을 공유해야만 될 터인데. 낄낄대는 내 모습을 볼 날도 언제인지 모르는데. 근엄함이 가슴에 갑갑하고, 차분함이 섧다. 학생들의 뿌예지는 모습을 느낄 때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내 가슴이 아프고 친구들의 가슴도 아프고. 우리 서로 눈 마주칠 날이 얼마가 될지 모르는데. 달원이의 눈에 뚝 떨어지는 그 아픔이 얼마나 우리들의 가슴에 와닿을까! 얘야~ 너와 나는 지금 함께 보는 세상의 바른 빛도 그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