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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블완
- 추석#한가위#인사말
-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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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니의 삶
작은 바람 오늘 또 하루가 간다. 아직 창 밖은 환하지만 , 그래도 오늘은 가고 있다. 언제나 흐르는 시간이다. 하루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른다. 생각이 없이 흐트러지는 내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오늘도 하루가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깨우쳐질 때면, 어김없이 후회가 밀려든다. 일에 대한 애착은 별로 없다. 생산성이 있는 일도 아니고, 그저 늙은 개 마냥 꾸벅 졸다가 깬 부스스한 내 모습이, 거울로 투영되는 내 모습이 싫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꼬박꼬박 일 한 값 을 주니 이 걸 어찌해야 할 까! 나 만 그러는 것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일에 대한 대가치고는 적지 않은 편이다. 일은 능동적이 아닌 수동적인 일이라서 내 적성에는 안 맞는다. 아내는 다른 생각 말라고 하는데 일 자체가 다른 생..
가을! 내 인생도 가을이라네 차창 밖에 가로수의 빛깔이 차츰 노랗게 변해간다. 회사 근처의 가로수들은 활엽수인 느티나무 인지라 색의 변화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간간 단풍나무들의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도 보기 좋다. 방송에서는 낼모레쯤이면 설악산을 필두로 전국의 산하가 아름답고 곱게 단장한다고 한다. 유독 올해는 단풍에 민감하다. 내 나이가 자꾸 거슬린다. 내 인생의 계절을 빗 대자니 딱 지금 이 가을이라서 더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 이 가을의 풍요와 결실을 맞춰 살아가지 못하고 있는 내 인생이 스스로 안되어 보이는 자기 연민 인가 생각된다. 되짚는 삶을 생각하기에는 아직 때가 아님을 알면서도, 가는 세월을 의식을 안 할 수 없는게 인생인가 보다. 얼마 전 친구의 딸내미 혼인식을 다녀오고부터 부쩍 ..
김 경민 (작은애) 우린 집은 아들만 둘이다. 큰 아들은 군에 다녀와 직장을 다니고 있고 둘째 아들이 지금부터 얘기하려는 경민이다. 경민이는 태어나면서 우리를 힘들게 했다. 엄마 배 속에서부터 거꾸로 자리를 잡고 기어코 발부터 나오려 버티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제왕절개를 하고 세상 빛을 보게 하였다. 자라면서 한 때 그 센 고집은 나까지도 질리게 만들었다. 내 고집도 경민이 어린 시절 즈음까지는 꽤나 칼칼하다는 소릴 들으며 큰 애를 키우는데 일조를 하였으나, 네 살바기한테 두 손을 들고 만 것이다. 네 살 무렵 여름 어느 날! 야단을 칠라 치면, 먼저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보이며 내 품 속으로 무조건 달려들었던 꾀쟁이 큰 애와는 달리 그날은 고집스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아이의 버르장머리를 고친답시고, 어..
이 건 공짜다. 날씨가 화창한 어느 가을 오후.... 도화초등학교 근처의 한 건물 입구..... 조용한 길거리가 일시에 시끌시끌하더니, 양손에 화장지 꾸러미들을 들고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우르르 나온다. 먹이를 구하러 일시에 개미집에서 쏟아져 나오는 개미들의 형국이다. 약 2달 전부터 이 일대에서 흔히 목격할 수 있는 모습들이다. 형태가 바뀐 사기 상술의 현장에서 보이는 참으로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업자들이 건물의 한 개 층을 통째로 임대하여 짧으면 한 달에서 길게는 3달가량 온갖 감언이설과 흥겨움으로 동네의 어수룩한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의 혼魂을 쑥 빼놓으며 알량한 생활비를 착복하는 모습들이다. 한 두번 행사장에서 미끼 상품으로 주는 화장지나 라면들을 받아 챙기고, 다시는 발걸음을 안 하는 암..
못난 아비의 넋두리 요 며칠 대학이라는 단어가 나의 사고를 꽉 잡아 붙들고 놓아주질 않는다. 작은 애는 고3이라 어느 대학을 가야 하느냐의 선택의 사고이지만, 문제는 군대 가기 전부터 대학보다는 직장생활을 해야겠다며 제대 후에 전문기술학교를 수료하고 정비공장에 착실히 다니는 듯하던 큰애가 별안간 복학을 선언한데 있다. 큰애는 고3시절에 대학을 갈 것이냐, 아비 친구가 경영하는 좋은 직장의 후계자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아내의 적극적인 의지와 본인의 결정으로 대학엘 입학하였으나, 불과 1학년 동안 대학을 다니고 나서, 스스로 공부에 자신을 못 갖고 휴학을 하었다. 그래서 아비된 입장에서는 큰 애의 복학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아내와 상의하여 아이의 장래를 설계해 오던 중의 발언이어서 그 충격이 더 했다. ..
하얀 설탕에 싸인 박하사탕을 손에 들 때면, 난 언제나 할머니를 떠올립니다. 박하사탕 하나에 얽힌 소중한 추억들이 가슴속에서 새록새록 피어오르기 때문입니다.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오래전부터 중증 폐결핵을 앓고 계셨습니다. 병원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홀로 지내며 쌓인 마음속 응어리를 달래기 위해 오랫동안 담배를 피우셨습니다. 그 덕에 폐에 병이 생겼다고들 했죠. 그래도 할머니는 늘 담배와 함께 박하사탕을 입에 물고 계셨습니다. 그 청량함이 고독과 쓸쓸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위해 박하사탕을 항상 준비해 두셨습니다. 당신의 막걸리 값까지 아껴가며 할머니 손에 쥐어드리곤 했죠. 하지만 아버지는 그중 몇 알이 내 입속으로도 들어갔다는 건 모르셨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