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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식 노래 #빛나는 졸업장 #진추하
- 퓨전재즈의 열풍 #장본인 #색소폰 #케니지
- 인천시민과함께하는시화전
- 나는 걸었고 음악이 남았네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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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bpm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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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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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사람들의 사는이야기 (106)
형과니의 삶

나무는 가슴속에 얼마나 들끓는 말을 숨기고 있는지, 열에 들떠 입술이 터지고 까맣게 탔다. 비바람 불어올 때 나무의 입은 격렬하게 움직인다. 할말을 다 못하고 안으로 숨길 때는 옹이가 생긴다. 상처를 씻어내는 방법은 옹이밖에 없다. 퍼내고 퍼내어도 고여 있는 상처, 급기야 나무는 자신의 몸을 분지른다. 옹이는 상처를 퍼 올려 응고된 것이다. 단단해서 오래 버틸 것 같지만 의외로 쉽게 부러진다. 바람이 불면 옹이 근처가 먼저 꺾인다. 외마디 비명이 최후의 유언이었다. 나무는 궁극에 가서는 침묵을 지향한다. 불 속에서 뼈 터지는 소리, 화장장 굴뚝을 넘어 멀리 퍼져 나간다. 유용주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中

만남 / 윤태림1941년 어느 날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도망자가 속출하는 바람에 이를 막기 위해 관계도 없는 10명에게 연대책임을 물어 아사餓死의 형을 선고했다. 바로 그때이다. 한 사람의 폴란드인이 앞으로 나와 가에프스키라는 처자가 있는 남자를 대신하여 형을 받겠다고 했다."너는 누구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조용히 "나는 가톨릭의 신부"라 했다. 이 요청은 받아들어져 가에프스키는 살아 남았고 신부는 처형되었다.콜베 신부였다.오랜 동안의 주림(餓)이라는 싸움 끝에 8월 14일 독약의 주사를 맞고 숨을 거두었으니 그때 그의 나이가 47세. 그 후 30년이 지난 1971년 지금은 백발이 다 된 가에프스키는 로마의 성 페트로 대성당 제단 앞에 나아가 의식용 잔을 들어 법왕 바오로 6세 앞에 올렸다. ..

사랑두글자만쓰다가다 닳은 연필 이외수 글 사랑하는 일, 기다리는 일인간은 왜 살아가는가.인간은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다. 마음 안에 촛불을 환하게 켜놓으면 누구든지 저절로 그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떤 대상이라고 하더라도 그 대상에게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 대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면, 저절로 마음 안에 촛불이 환하게 켜진다는 사실을.행복으로 가득 차 있는 인생이란 곧 사랑으로 가득 차 있 는 인생이다.그대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영원하지 않으며, 그대가 근심하는 모든 것들이 영원하지 않다. 오직 영원한 것은 공(空) 그 자체일 뿐이다.무릇 아름다움이라고 하는 것은 겉으로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보다 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는 것이 한결 가치가 높은 것이어서, 한눈에 반해버린 아름다움보다는..
商道선비들이 지키는 사도(士道)가 있듯이 상인들이 지키는 상도(商道)가 있었다.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하여 장사를 천대했기에 상도의 전통이 일찍 끊겨 흔적을 찾아볼 수 없지만, 지금에 되살리고 싶고 되살려도 될 뿐 아니라 되살려야만 하는 상도가 비일비재하다. 엊그제 서울 한복판의 인사동 거리에서는 전통상가인 육의전(六矣廛)을 재현하고 등짐·봇짐지고 팔도의 시장을 떠돌던 보부상(褓負商) 놀이등 전통 상업문화가 재현되었다. 가시적인 외형은 재현되지만 그에 담겨 있는 불가사의 정신은 재현시킬 수도 볼 수도 없다.이를테면 육의전에 오리계(五里戒)라는 상도가 있었다. 갓을 파는 갓전(笠廛)이 있으면 그 갓전 사방 5리 안에는 갓 파는 전을 낼 수도 없으려니와 행상도 해서는 안 되었다. 장사가 잘 되면 너도 나도..
외로운가요, 그대우리는 모두 외로운 사람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 속에서 기쁘고 유쾌한 시간을 보낸다 한들 결국 돌아올 때는 혼자가 아닌가. 그 외로움은 누구나 다 겪는 감정이기에, 자기 자신을 너무 안타깝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수없이 지나쳐 가는 인파 속에서도 우리는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 수많은 사람들도 각자의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들도 곧 알게 된다. 잠깐의 외출을 통해 잊혔던 외로움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 게 마련이라는 것을. 또다시 외로워하며 전화번호 목록을 뒤적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그 외로움을 제대로 알아줄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걸 깨닫는다.친구가 많고 적음에 따라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다를까? 예전 내 친구가 한 말이 생각난다. "넌 사..

https://youtu.be/qZHG-UMBCLA?si=9E4I8GiLTYkSbZUQ 자연 속의 인간, 인간 속의 자연인간의 몸은 자연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은 우리의 일부입니다.이번 전시에서는 습판사진이라는 독특한 기법을 통해 이 심오한 연결성을 탐구합니다.습판사진의 독특한 얼룩과 텍스처는 마치 흙이 묻어 있는 것처럼 자연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 내며, 이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듭니다.습판사진의 과정은 물리적인 힘과 화학적인 반응의 조화 속에서 이루어지며, 이는 자연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반영합니다.사진 위에 남겨진 얼룩은 인간이 자연 속에서 경험하는 불완전함과 무질서,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을 상징합 니다.이러한 사진들은 우리가 자연 속에서..

더위를 피하는 여름날의 만남, 음주자, 이제 여름입니다. 다음의 그림을 보십시오. 가까운 이들과 모였는데 시, 서, 화의 흥취를 다 즐기고 나서 이제는 거문고도 내려놓고 바둑 둘 사람은 바둑 두고 책 읽을 사람은 책 읽고 하는 모습입 니다. 단원 김홍도의 스승으로 유명한 문인화가 표암(約菴) 강세황(姜世 晃, 1713~1791)의 그림입니다. 이 분은 병조참의와 한성부판윤(지금의 서울시장)을 지낸, 18세기 후반 최고의 문화예술 권력자였습니다.강세황, 18세기, 종이에 수묵, 34.9×212.3(시문 포함 크기), 개인 소장그림을 그리고 제목을 '현정승집(玄亭勝集)'이라고 붙였습니다. '현정(玄亭)'이란 현곡(玄谷)에 있는 정자라는 얘깁니다. 현곡이 어디냐 하면, 지금의 경기도 안산(安山)을 말합니다. ..
정원 庭園 / 김 상용거리를 나서면 초라한 내 집에 비해 너무 거만한 고루대하高樓廈가 내 시야를 어지럽힌다. 이런 때에 위압을 느끼면서도 오히려 그 과대광적 誇大狂的 거구巨軀를 민소憫笑해 내 청빈을 자부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나지막한, 얌전한 집의 향向이 南이요. 거기 아담한 뜰이 곁들여 있으면 내 마음은 달라져 문득 선망을 금치 못하니, 정원에 대한 애욕은 도시 천생의 내 업화業火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뜰과 인생'의 관계는 너무나 밀접하니 이를 사랑하고 갈구함은 인간 자연의 성정性情이 아닐까. 인생의 안식처를 가정이라 하여 집과 뜰을 연결해 놓은 데 이미 무슨 심비深秘한 의미가 은장隱藏된 듯도하다. 뜰 없는 집은 사실 내외불화內外不和 이상으로 살풍경殺風景일 수 있다. 널찍한 뜰, 거기 몇 주株의..

오월 / 피천득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 바늘잎도 연한살결 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이 나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득료애정통고 得了愛情痛苦 실료애정통고 失了愛情痛苦 사랑하는 사람의 정을 얻어도, 또한 잃어도 고통뿐이구나!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 놓고, 나는 죽지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달고나와 소다빵 / kwangsoo think 2 요즘 길을 걷다 보면 한때 완전히 사라졌던 뽑기 아줌마, 아저씨들이 대 성황을 이루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 이십 원이던 뽑기'가 지금은 오백 원으로 신분이 상승되었다. 나는 뽑기 아줌마, 아저씨를 볼 때마다 한 번도 그냥 지나친 적이 없다. 어렸을 때처럼 침 발라서 열심히 뽑기를 뽑는다든지, 집에까지 가지고 가서 바늘로 심혈을 기울여 뽑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리에서 두세 개쯤은 금방 해치워버리고 반나절동안 입안에 단맛이 떠나지 않아 고통스러워한다. '뽑기'에는 별을 눌러 찍어주거나, 모자를 눌러 찍어주는것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뽑기 아저씨 천막 안에 들어가면 주인아저씨 전용 연탄불이 하나 있었고, 바로 옆에는 우리들처럼 코흘리개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