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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le vocal
- 양파즙#도리지배즙#배도라지청#의약용파스#완정역#호경형
- 인천 중구를 사랑하는 사람들
- 당화혈색소6.7#녹내장주의#아마릴정1일투여량1알줄임#자월보신탕24년3월폐업
- 오블완
- fork. male vocal. 75 bpm.piano. cello. lyrical. lively.
- 碑巖寺
- lost in love "잃어버린 사랑" - 에어서플라이 (air supply)#신포동#ai가사
- Saxophone
- 경로석#한국근대문학관#윤아트갤러리
- y.c.s.정모
- 60bpm
- 누가바#상윤네집#진열이#금복
- 인학사무실#참우럭#놀래미#도미#금문고량주#두열#제물포#마장동고깃집#마장동
- 감정의 깊이가 다른 말
- uptempo
- 익숙해질 때
- male base vocal
- new trot. male vocal. 60bpm. piano. cello. orchestra. lyrical. languid.
- 인천대공원#포레#파반느#단풍
- piano
- 70-80bpm
- 인천시민과함께하는시화전
- 1mm 치과
- 추억의도시
- blues&jazz
- 티스토리챌린지
- jzzz&blues
- 동인천역 가새표#남수#보코#친구들
- 석민이#경민이#도화동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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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내이야기 (309)
형과니의 삶
목련나무 아래에서오늘 아침, 남중삼거리 한 귀퉁이에 홀로 서 있던 목련나무가 눈부신 꽃들을 활짝 피웠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 속에서도 꿋꿋하게 피어난 그 목련을 보며, 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잊혀졌던 옛 기억들이 천천히 떠올랐다.그 시간 사진작가이자 P.D로 활동 중인 후배가 그레고리안 미사곡 '미제레레(Miserere)'를 보내왔다. 그 친구는 평소 재즈와 팝을 즐겨 듣기에, 이 선곡이 의아했다. 혹시 무슨 심중의 변화가 있는 건 아닐까 싶어 물어보았더니, 그냥 함께 듣고 싶었다는 대답이다.별일이 아니라 고마운 마음으로 찬찬히 음악을 듣는데..'Miserere mei'는 라틴어로 "신이시여,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를 지닌 미사곡이다. 이 곡이 귀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어느새 도화동 성가대에서 보..
인천 신포동, 오래된 골목길앞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이곳은 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곳이라 했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바다 냄새가 스며드는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오래된 상점과 노점 사이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날의 만남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었다. 마치 오랫동안 만나야 할 사람을 마침내 만난 것처럼, 우리 사이에는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이 있었다.그와 나는 개항로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옛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과거의 시간과 마주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관동길을 따라 걷던 추억, 그리고 그 길에서 느꼈던 자유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마치 그의 기억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의 대화는 마치 잃어버린 퍼즐 조각을 하..
투망을 던지며 비움을 건져 올리다가을을 잡으려는데 겨울이 다가 오고 학꽁치를 잡으려는데 불가사리만 올라 온다. 여유를 얻으렸더니 심중에 번잡이 들고 묵묵히 던진 투망으로 비움만 건져 올린다.# 기수형과 함께 가을비 내리는 맨삽지를 다녀 오던 날.. 2015년 11월https://youtu.be/BAJL-f67jSs?si=kYsHlR_gykJirQVP기억의 조각들: 맨삽지의 가을과 기수형가을의 문턱에서 겨울의 냄새가 느껴지기 시작할 무렵, 바다에 던진 투망이 내게 전하는 건 그리움과 허전함이었습니다. 학꽁치를 잡으려던 마음은 불가사리만을 건지며 아쉬움과 불확실함에 싸여 있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면, 마음의 여유가 번잡함으로 뒤섞이며, 묵묵히 던진 투망 속에서 비움만이 담겨 오는 듯했습니다.오래 전..
에첵 끄앙ㆍ 오늘은 초복이다. 이제 날씨가 더워지기만 한다. 얼굴은 뜨겁고 등줄기에는 땀이 흐른다.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는 계절이다. 불같은 마음들이 여기저기서 콩 튀듯 팥 튀듯 우르르 튀어 오른다. 그래도 우리 서로 기분 좋게, 담뿍 미소 지으며 매일의 행복을 즐기자고 다짐해본다.동창 모임에 가기 위해 전철을 탔는데, 승객들이 꽤 많았다. 끝자리에 앉아 뉴스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팔걸이 옆에 서 있던 처자가 재채기를 했다. 그 소리가 독특했다. "에첵-끄앙"이라니, 마치 조그만 고양이가 재채기하는 소리 같았다.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지만, 하도 희한한 소리라 잊을 수가 없어서 메모를 해 두었다.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와 이렇게 끄적이고 있다.재채기 소리가 지나자마자 건너편 칸에서 여자들이 목청 ..
매화그림과 겨울나기 동지의 아침, 창밖에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고, 차가운 기운이 방 안 깊숙이 스며드는 것을 느낍니다. 이맘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팥죽 생각이 납니다. 주름진 손으로 팥을 갈고 쌀을 불려 팥죽을 끓이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팥죽을 고루고루 나눠 먹고 나면, 가족 모두가 모여 동짓날의 의미를 되새기곤 했지요. 동지는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고, 해가 가장 짧은 날이라 해서, 옛사람들은 이 날을 ‘작은설’이라 불렀습니다. 어두움이 가장 길게 머무르는 시기를 보내면, 그 뒤로는 점차 빛이 길어지니, 동지는 곧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셈입니다.어렸을 적, 동짓날이 되면 외할아버지께서는 구구소한도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팔십 일일 동안 여든한 송이의 매화를 그리며 봄을 기다렸던 선조들의..
뽀글이 파마공항에서 어느 날, 느지막한 점심을 먹고 근무를 시작했는데 환승통로 입구에서 웅성거리며 안내판을 보고 있는 외국인 스무 명 정도가 눈에 띄었다. 여느 외국인들이라면 눈에 띌 일이 없을 텐데 왜 그런가 하고 다시 한번 바라보니 그럴 만했다. 그들의 헤어스타일이 한결같이 흰색인 데다 짧은 볶음 머리로, 움직임에 따라 흡사 물 위에 둥둥 떠다니는 느타리버섯들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결국은 뽀글이 파마에 다름 아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오래전 라디오 프로그램 ‘컬투쇼’에서 듣고 빙그레 미소 지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어느 시골 마을에서 동네 아줌마들이 난생처음 외국여행을 가며 읍내 미용실에서 다 함께 뽀글이 파마로 멋을 내고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단체로 머리 위에 보따리를 올려놓고 맨손을..